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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하이큐

커버 댄서가 말하는 여돌 안무 유형: 유산소형

하루 10분이면 –10kg?


14년 전 봄, 필자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필자는 우연히 쥬얼리 <Super Star>를 따라 추며 재롱을 부리던 걸 계기로 춤에 입문했다. *ONLY 취미* 그리고 14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짧다면 짧은 21년의 인생을 채워 준 여러 아이돌 안무들과, 필자가 직접 발로 뛰며 커버하던 그 경험의 힘을 빌리려 한다.

아이돌 안무의 난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며, 그 방식은 다양하다. 필자는 그 ‘방식’을 기준으로 하여 난도 있는 안무들을 총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움직임이 유독 많은 유산소형, 박자를 쪼개서 남는 박자 없이 꽉꽉 채우는 욕심쟁이형,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걸 합친 죽음의 안무 종합형. 이번 편에서는 ‘유산소형’을 소개한다. 여러분에게 필자의 시선이 생생하게 와 닿기는 어렵겠지만, 필자가 제안하는 다음의 세 가지 단계, STEP1부터 STEP3까지 함께 이동하면 어느새 여러분의 다리가 함께 불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STEP1! 블랙핑크 <붐바야> : 삐빅, 4분짜리 지옥행 열차입니다



하루 10분이면 한 달 10kg 감량이라는 대표 다이어트 안무. 안무의 난도와 그걸 보는 눈의 즐거움은 비례하는지라, 필자는 이 곡으로 블랙핑크가 데뷔했을 당시에 1일 1붐바야 감상을 했다. 그만큼 화려하고 다채로운 동작들과 퍼포먼스로 유명한 안무. 그래서 필자는 이 안무를 ‘4분짜리 지옥행 열차’라고 부르고 싶다. 그 이유는 바로 이 곡의 후렴과 2절 안무에 있다.


후렴 안무가 댄스 브레이크인 이유1. 온몸을 탈곡기 마냥 탈탈 털고 돌리는 이 안무는 단언컨대 스트레칭 없이 했다가는 앓아누울 안무다. 팔, 다리, 목, 가슴, 허리, 어깨,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온몸이 소위 말해 ‘열일’하면서 동시에 뛰기까지 하는 <붐바야>의 ‘미친 후렴’.



1절로 끝난 줄 알았겠지?만 열차는 ‘BLACKPINK in your area↗’와 함께 한층 더 격해진 2절로 달려간다. 놀라운 건 멤버 제니가 나머지 멤버들에게 몸을 던지는 안무와 멤버 로제가 누워서 이동하는 안무는 이어진 안무라는 것. 보기만 해도 숨이 찬 이 안무들을 블랙핑크는 네 번의 카운트 만에 라이브, 동작, 동선, 표정, 박자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완벽히 해낸다.


그래서인지 필자는 멤버들이 마지막 후렴 안무를 바라보고 달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지막의 프리 안무를 즐기는 이들의 표정이 이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다.




STEP2! 여자친구 <귀를 기울이면> : 뛰고, 뛰고, 또 뛴다 + 공포의 스텝 = 갓자친구



여자친구는 오늘도 상큼한 멜로디에 지옥의 안무를 담아왔다. 사실 후렴 안무와 댄스 브레이크 파트를 제외하고는 여자친구의 여타 안무들보다 수월해서 언뜻 보면 쉬워 보인다. 하지만 함정은 댄스 브레이크가 인트로에 한 번, 스텝에 두 번, 브릿지 직전에 한 번, 즉 총 네 번 있는 격이라는 점, 그리고 주되게 사용되는 스텝의 풀네임이 ‘공포의 스텝’이라는 점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뛰고, 뛰고, 또 뛴다. 심지어 동선 이동마저 격한 뜀박질과 함께. (feat. 방탄소년단 <피 땀 눈물> ‘원해 많이 많이↗’) 뿐만 아니라 발뒤꿈치로 바닥을 찍는 동작들도 많은데, 이와 같은 이유들로 <귀를 기울이면> 안무는 전반적으로 층간 소음을 피하려야 피하기 어려운 안무. 더 놀라운 건 이미 체력 소모가 엄청난 안무에 여자친구는 ‘갓자친구’ 답게 꽤나 난도 있는 스텝까지 얹어왔다는 것. (feat. 방탄소년단 안무가님. 이하 생략)



이 스텝은 스트릿 안무 중 힙합 장르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스텝. 그러나 아이돌 안무에도 응용된 형태로써 꽤나 많이 삽입된다. 그래서 필자는 익숙해‘보인다’는 이유로 ‘여자친구 안무치고는 쉬운데?’라는 말을 뱉어버렸고, 곧이어 어느 것도 따라 주지 않는 왼발과 오른발, 그리고 상체에 좌절하며 조용히 말을 주워 담았다는 후문.



STEP3! 트와이스 <Dance The Night Away>: 누가 트와이스 안무를 율동이라 했는가


트와이스의 안무가 쉬워 보이는 건 여타의 아이돌 안무들에 비해 단순한 포인트 안무와 적은 잔 동작 때문일 테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안무들은 대신에 동작들이 크고 파워풀하다.


특히 <Dance The Night Away>는 이른바 ‘썸머송(Summer Song)’인 만큼 곡의 분위기와 안무의 느낌이 한층 더 밝다. 그러나 필자의 표정은 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는데. 후렴이 댄스 브레이크인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붐바야>와는 또 다른 의미로 후렴이 미친 안무, 그리고 다리가 다 한 안무. 특히나 흥이 고조되는 탓인지 ‘One two three let's go’라며 춤추러 가자는 파트마다 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리가 불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 곡은 마지막까지도 지옥을 달린다. 이 파트에 달하면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리는데, 그럼에도 필자는 영화 <라라랜드>를 연상시키는 이 안무를 잃을 수 없다는 입장. 이로써 다시 한번 안무의 난도와 그걸 보는 눈의 즐거움이 비례한다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인다.


 

보는 것만으로도 근육통이 오고, 발바닥이 쓰리며, 숨이 차는 유산소형 안무, 그리고 <붐바야>, <귀를 기울이면>, <Dance The Night Away>. 다음 편에서는 욕심쟁이형 안무를 소개한다. 유산소형과는 또 다른 쓰라림을 가진 안무들이 대거 찾아오는데. 유산소형 안무를 통해 불타는 것들이 근육과 폐였다면, 욕심쟁이형 안무를 통해서는 과부하 걸린 뇌가 불탄다. 필자가 겪은 혼란에 분노까지 곁들여져 찾아올 욕심쟁이형 안무,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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