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주차 위클리 앨범 리뷰: 찬열 & 세훈, 오마이걸, 펜타곤, 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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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찬열 & 세훈 - WE YOUNG
'We Young'이라는 제목처럼 산뜻한 기운의 힙합이다. 피아노 멜로디와 허밍으로 시작해 'Cuz we young'을 흥얼거리다보면 어느 순간 기분좋게 마무리된다. '젊으니 고민하지 말라는' 추상적인 메시지가 단순한 맥락에서 반복되고 있지만 야심없이 만들어진 사운드가 묘하게 소소한 설득력을 더한다.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던 백현X로꼬의 'Young'과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곡의 분위기에 맞도록 가사의 포커스를 다르게 가져간 점도 흥미롭다. 그래서 백현과 로꼬의 곡이 성공한 젊은 아티스트의 조언 같다면 찬열, 세훈의 조합은 주변에 있을 법한 또래 친구의 너스레 같달까. (제목에 'We'라는 주어가 붙은 것도 조금 더 친근하다.) 흔히 래퍼가 없다는(물론 마크 제외) SM이지만 중저음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찬열의 래핑은 잘맞는 곡을 입어 핏이 좋다.
2. 오마이걸 - OH MY GIRL 6th Mini Album (REMEMBER ME)
오마이걸이란 이름을 듣고 예상되는 지점을 정확히 빗겨나가는 앨범이다. 브랜드 안에서의 변주 체계가 확실하던 오마이걸 역시 점점 그 벽을 허물려는 조짐을 보이는듯하다. 여섯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 '불꽃놀이'는 'Liar Liar'나 '컬러링북'을 연상시키는 팬시한 에너지를 응축해 '비밀정원'의 힘있는 보컬로 팡팡 쏘아올리는 하이브리드(?) 스타일의 EDM곡이다. 무거운 신스들을 리드미컬하게 배치해 구성 상 등장하는 보컬 전환에 일종의 타격감을 부여하고 있는데 신선한 감상과는 별개로 서지음 특유의 서정적인 가사와 조응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사실상 오마이걸의 음악은 서지음의 정수였고 이에 달라붙지 않는 음악을 상상하기 쉽지 않기에 '불꽃놀이'는 세간의 평보다도 훨씬 더 독특한 맥락의 곡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호불호도 강한 편에 속한다.) 한편으로 이는 변모를 꾀하는 성장의 서사라고도 볼 수 있는데 'REMEMBER ME'라는 앨범 제목은 지금까지의 자취를 '과거'로 치환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의외의 지점 중 하나는 곡 전반을 미미의 래핑이 리드하고 있다는 사실. 보컬들 사이로 치고 들어가는 힘이 좋아 한층 묵직해진 곡 내부의 텐션을 매력적으로 이끈다.
3. 펜타곤 - THUMBS UP!
역시나 너드 컨셉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펜타곤이다. '빛나리'의 틈새 전략이 빛을 발했기에 이번에도 유사한 바이브의 너드 컨셉의 곡이 낙점된 듯하다. '청개구리'는 사실상 '빛나리'와 거의 같은 작법의 타이틀로 재치있는 가사와 귀여운 안무를 포인트로 한 곡. 특히나 개구리 합창단을 연상시키는 추임새들이나 '움치키 움치키'에서 '치킨이나 드세요'로 넘어가는 흐름이 재밌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펜타곤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유머러스하다 못해 가벼운 말장난을 그룹의 컨셉이자 브랜드로 독점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저두요!'와 'SKATE BOARD'로 이어지는 구성은 이전 앨범인 'POSITIVE'보다도 더 직관적인 긍정성을 드러내는데 타 그룹들이 선점한 저연령층 대상의 청량감을 어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 '빛나리'는 가슴 아픈 짝사랑의 감상에 가깝고 그렇기에 마냥 웃기에는 '웃픈' 약간의 죄책감을 내포한다.) 전작에 비해 감정의 무게가 줄어든 건 아마도 이번 앨범에 함께하지 못한 이던의 빈 자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4. 샤이니 - `The Story of Light` Epilogue - The 6th Album
샤이니 정규 6집의 완본 앨범이다. 이번 정규 앨범은 '데리러 가', 'I want you', '네가 남겨둔 말', 그리고 에필로그의 '셀 수 없는'까지 총 네 개의 타이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 장르의 결이 모두 다름에도 온전한 '샤이니'의 이야기로 들린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샤이니는 언제나 외향적인 그룹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셋(set)이 확실한 팀이었고 그렇기에 표현해내는 장르가 먼저 보이는 음악을 주로 수행해야만 했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타이틀이자 정규 앨범의 두 번째 트랙인 '셀 수 없는'은 다섯이 아닌 네 샤이니의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누군가를 기억하는 좋은 방식에 대한 태도를 담담한 어조로 전달한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담백한 음악인데 '셀 수 없는 이유들이 남아있어'가 반복되는 코러스에서는 그를 그리워하는 감정적인 여진이 느껴지기도 한다. 진심이 빛나는 가사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감사한 마음이 자리하는 올 해 가장 의미있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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