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보이 챌린지’, ‘스니커즈 챌린지’, ‘새삥 챌린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챌린지(Challenge)’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문화 사업에서의 챌린지란, 마케팅의 일종으로 특정 음악의 안무를 짧게 따라 추는 것, 또는 마케팅을 목적으로 두지는 않으나 당시 유행하는 인터넷 밈(meme, 재밌는 말과 행동을 온라인상에서 모방하거나 재가공한 콘텐츠들의 통칭)을 따라하는 것을 말한다. 유튜브와 틱톡, 트위터와 같은 미디어의 발달로 챌린지는 그 종류가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다.
챌린지가 시작된 것은 2018년부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키키 챌린지(KiKi Challenge)’로, 미국 래퍼 드레이크(Drake)의 노래 ‘In My Feelings’의 후렴구에 맞춰 춤을 추는 챌린지다. ‘키키 챌린지’는 챌린지를 사용한 마케팅 효과를 처음으로 입증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해당 챌린지가 화제가 되며 ‘In My Feelings’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6주간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출처=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클릭 시 원문으로 이동)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제이홉이 해당 챌린지에 참여한 영상을 트위터에 게시하며 ‘키키 챌린지’는 케이팝(K-POP) 업계 내에서도 유행이 됐다. 이후 제이홉뿐만 아니라 소녀시대 윤아와 효연, NCT 텐 등 유명 케이팝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챌린지에 참여하며 한국 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출처=지코 공식 틱톡 (클릭 시 원문으로 이동)
그러나 국내에서 챌린지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 발매된 지코의 ‘아무노래’가 기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지코는 ‘아무노래’를 발매한 뒤 틱톡에 ‘아무노래 챌린지’라는 이름의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이후 마마무 화사, 이효리 등 유명 가수들이 이에 참여하며 ‘아무노래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챌린지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지코는 가온차트 월간 다운로드 수 1위,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1위, 방송 출연 한 번 없이 지상파 음악방송 6관왕을 달성하며 그야말로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대중들까지 챌린지에 참여하기 시작하자 ‘챌린지’는 마케팅 수단의 일환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현재 거의 모든 아이돌이 음원을 발매한 직후 챌린지를 업로드하고 있다. 현재 챌린지는 한국의 케이팝 아이돌뿐만 아니라 일본의 제이팝(J-POP), 중국의 씨팝(C-POP) 아이돌까지 참여하고 있는 추세다. 즉, 챌린지가 아이돌 산업의 일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유행하거나 과거에 유행했던 챌린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번 글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챌린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① 귀여워서 미안해(可愛くてごめん) 챌린지
현재 가장 유행하고 있는 챌린지인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 틱톡과 유튜브 쇼츠 등 SNS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며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 IVE(아이브) 레이
/출처=트위터 (클릭 시 원문으로 이동)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라고 하면 단연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상 아닐까. 레이의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는 원곡의 분위기를 매우 잘 살려냈다. 양갈래로 땋은 머리와 가사에 충실한 손동작, 표정까지. 그야말로 ‘귀엽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되는 영상이다.
- 세븐틴(SEVENTEEN) 버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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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표정한 얼굴에 왜인지 모르겠으나 은근히 잘 어울리는 섬세한 동작이 중독적인 버논의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 챌린지가 진행되는 13초 동안 초점의 변화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는 신비함에 버논의 챌린지 영상은 순식간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어떤 이들은 마치 인공지능이 챌린지에 도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② 새삥 챌린지
지난해 8월 방영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프로그램 ‘스트릿맨파이터’. 해당 방송에 출연한 팀 중 하나인 ‘WE DEM BOYZ(위댐보이즈)’의 리더 바타가 창작한 지코의 새삥 안무가 순식간에 화제를 모으며 많은 케이팝 아이돌이 해당 챌린지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 NCT DREAM(엔시티 드림) 지성
춤을 잘 추기로 유명한 NCT DREAM의 지성. 데뷔 전 팝핀현준 키즈 크루 출신이라는 말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절도 있게 끊어지는 동작은 챌린지를 보는 내내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엔시티즌(NCTzen, 엔시티의 팬덤명)뿐만 아니라 타 아이돌 그룹 팬, 타 장르의 팬까지도 칭찬이 가득한 지성의 새삥 챌린지는 새삥 챌린지의 교본이라고 부를 만하다.
- ITZY(있지) 예지&류진
지성이 새삥 챌린지의 정석이라면 ITZY의 예지와 류진의 새삥 챌린지는 매우 ‘힙’한 느낌이 강하다. 동작이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고, 어딘가 느슨하면서도 철저한 예지와 류진의 챌린지는 중독성이 강하다.
③ POPPY 챌린지
지난해 11월 발매된 STAYC(스테이씨)의 ‘POPPY’. 손가락과 손바닥을 사용하여 동물의 귀를 나타내는 포인트 안무가 화제가 되며 POPPY 챌린지가 유행했다.
- NewJeans(뉴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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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상과 강아지상이 확연히 구분되는 멤버들로 구성된 NewJeans. 드물게도 멤버 전원이 챌린지에 참여했는데, 그 덕분에 각 멤버 별로 서로 다른 매력을 현저히 느낄 수 있다.
④ 왕간다 챌린지
일명 ‘농약 같은 영상’이라며 유튜브와 틱톡에서 유명해지게 된 ‘왕간다’. 중독적인 가사와 이에 잘 맞아떨어지는 안무는 금세 많은 사람들의 챌린지 대상이 됐다.
- TEMPEST(템페스트) 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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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뿐만 아니라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은 형섭의 왕간다 챌린지.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표정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손동작, 가사를 읊는 입모양이 원작자와 엄청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이후 몇몇 아이돌들이 왕간다 챌린지에 참여했으나 형섭의 챌린지를 뛰어넘진 못하는 듯했다. 여러 면에서 참으로 ‘완벽한’ 영상이다.
⑤ 아리가또냥 챌린지
매력적인 멜로디와 귀여운 가사. 이름부터 고양이의 의성어 ‘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이 챌린지는 고양이상 아이돌이 도전하기에 적합하다. 실제로도 이 챌린지에 참여한 아이돌은 대부분 고양이상이다.
- ENHYPEN(엔하이픈)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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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챌린지에 조금 당황한 듯한 얼굴과 부끄러운 듯 중간중간 웃는 정원의 아리가또냥 챌린지는 무한 재생을 유발한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끝까지 안무를 정확히 따라 하려 하고, 노래의 분위기에 맞는 표정 연기까지 충실하려 노력하는 정원의 모습은 ENGENE(엔진, 엔하이픈의 팬덤명)뿐만 아니라 타 그룹을 좋아하는 팬들에게까지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렇듯 아이돌의 챌린지는 팬서비스의 일종으로도, 마케팅 수단의 일환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챌린지가 유행하기 시작한 뒤 노래에 의도적인 ‘챌린지용 안무’와 ‘챌린지용 가사’가 삽입되며 대중가요의 질이 하락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챌린지의 마케팅 효과가 확실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로 인해 앞으로도 다양한 챌린지들이 생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또 어떤 신박한 챌린지가 등장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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