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K-POP 열심히 하고 계시죠?
어느덧 2024년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에 접어들 무렵이다. 한 해가 반 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어떻게 다들 잘 지내고 계시는지. 여름을 너무 미워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이번 결산도 역시 2024년의 S/S, 6달을 지내면서 필자가 줄창 즐긴 K-POP을 보고 겸 공유하고자 진행하게 되었다. 지난 상반기는 유난히 명곡이 많이 나왔다고 느껴지는 기간이다. 에스파(aespa)와 스테이씨(STAYC)의 정규 앨범, 그리고 트리플에스(tripleS)와 베이비몬스터(BABYMONSTER)의 완전체 행보, 힙합 아이돌계의 혜성 영파씨(YOUNG POSSE)와 배드빌런(BADVILLAIN), 개인적으로 기대하던 아르테미스(ARTMS)의 미니 앨범 등 들을 곡이 너무 많아 고민이 되는 정도였다. 그렇기에 이번 결산은 후보 곡을 리스트업 하는 데에서부터 애를 먹었다는 말을 전한다. 다음 <내가 쓰는 2024 K-POP 상반기 결산>의 노미네이트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음반 전체가 아닌 곡으로만 선발할 것.
2. 일상 생활에서 아무 이유 없이 흥얼거리고, 자주 생각나고, 끝내 자의로 스트리밍하는 행위까지 이어질 것.
그렇다면 이제 필자가 꼽은 5개의 곡을 들으러 가보자. 부디 본인에게 필요한 곡을 만날 수 있기 바란다.
츄(CHUU) – <Strawberry Rush>
<내가 쓰는 2024 K-POP 상반기 결산> 영광의 1위는 6월 25일 발매된 츄의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Strawberry Rush>다. 원래 이달의 소녀(LOONA)를 좋아해 멤버들의 개인 행보에 관심이 많았고, 그 중에도 특히 츄의 솔로 활동에 많은 기대를 가졌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미니 1집 [Howl]은 자주 듣지 않았고, 디지털 싱글 <Chocolate>은 좋아했다. 그리고 공개된 <Strawberry Rush>의 티저를 마주했을 때, ‘내가 원한 김지우 이거잖아, 이거 맞잖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화려한 텍스처 사이의 츄와 주변의 조잡함이 키치함으로 느껴지는 아트워크, 그리고 사랑스러운 노래까지. 필자가 관념적으로 느꼈던, 츄라는 아티스트에게 기대했던 이미지를 정확히 구현한 결과물이었다. 타이틀곡 <Strawberry Rush>는 엉뚱 발랄한 히어로 소녀 츄를 사운드로써 표현하면서, 몽환스러움과 유니크한 사운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곡이다. 동시에 긍정적인 가사와 컨셉은 귀가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상쾌함을 전한다. 유난히 힘들었던 이번 여름을 함께 견뎌 준 소중한 곡이기에 결산 1위로 꼽게 되었다. 필자와 같은 취향을 가졌다면, 이번 여름을 츄의 긍정 파워가 가득 담긴 <Strawberry Rush>와 함께 이겨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일릿(ILLIT) - <Lucky Girl Syndrome>
<Strawberry Rush>로 여름을 견뎠다면, 봄을 함께 견딘 노래도 있다. 결산 2위는 3월 25일 데뷔한 아일릿의 미니 1집 앨범 [SUPER REAL ME]의 4번 트랙, <Lucky Girl Syndrome>이다. 사람마다 힘듦을 이겨내는 각자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필자의 방법은 ‘긍정 파워 옮기’다. 그렇기에 전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어도 막연히 행운을 바라며 들었던 노래가 바로 <Lucky Girl Syndrome>이다. 대학생에게는 모두가 대가 없이 행운을 바라게 되는 시험 기간이 존재하지 않나. 완벽한 날씨, 딱 맞는 Playlist, 오늘의 Selfie, I say ‘I’m Lucky’ 사소한 일상의 면면을 증거로 스스로를 Lucky라고 칭하는 <Lucky Girl Syndrome>은 시험 기간과 같이 제대로 준비하지도 못한 채 무언가 해내야 될 때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는 노래다. 주문을 외워 Lucky Girl이 된 건지, Lucky Girl Syndrome 탓에 행운이 생긴 건지, 선후 관계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 끝에는 기분 좋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행운 같기에, 행운을 선물하는 <Lucky Girl Syndrome>을 2위로 선정하며 추천하는 바다.
tripleS Glow – <내적댄스(Inner Dance)>
결산 3위는 트리플에스(tripleS)의 일곱 번째 유닛 트리플에스 글로우의 <내적댄스(Inner Dance)>다. 지난 5월 8일, 완전체 정규 앨범 [ASSEMBLE24]가 공개되면서 이어진 활동에서 트리플에스의 정체성, 필요성을 입증했다. 그리고 6월 21일에 나온 첫 유닛이 바로 트리플에스 글로우다. 트리플에스 글로우의 <내적댄스(Inner Dance)>는 귀에 박히는 사운드라든지 화려한 멜로디 같은 특징이 없는데, 오히려 이 점이 특징으로써 다가온다. ‘내적댄스’라는 단어가 가진 특징도 그렇지 않나.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은 없지만 내면의 몸을 들썩이는 행위라는 점에서 곡이 가진 속성과 잘 맞아떨어져 신기했던 곡이다. 트리플에스 글로우는 트리플에스 멤버 중 가장 마지막에 공개된 4인으로 구성되어 유닛 활동보다 완전체 활동을 먼저 한 멤버들이다. 그렇기에 이번 <내적댄스(Inner Dance)>로 글로우 유닛의 첫 음악성을 구축한 셈인데, 4인의 멤버 구성에 적절한 컨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한 감상평으로 마무리하자면, 귀가 편하고 중독성이 강하다. 무의식 중에 흥얼거리고 있더라. 그런 노래의 제목이 <내적댄스(Inner Dance)>라는 점에서 피식피식 웃게 되는 곡이다.
피원하모니(P1Harmony) – <Countdown To Love>
다음 결산 4위는 2월 5일 발매된 피원하모니의 정규 1집 앨범 [때깔(Killin’ it)]의 다섯 번째 트랙 <Countdown To Love>다. 피원하모니는 지난 미니 앨범 [Disharmony] 시리즈와 [Harmony] 시리즈를 통해 자체적인 세계관을 이어왔다. 이번 정규 앨범 [때깔(Killin’ it)]은 그 이야기의 1막을 마무리하는 앨범인 만큼 피원하모니라는 그룹의 정체성이 가득 담겨 있고, 앨범을 채운 10곡의 트랙 또한 굉장히 알차다. 10곡이나 되는 트랙 중에 왜 굳이 5번 트랙이었냐 하면, 전 앨범을 여러 번 들어본 입장으로써 가장 질리지 않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앨범의 중추에 위치한 5번 트랙 <Countdown To Love>는 힙합 장르의 곡으로, 신나는 멜로디와 고조되는 흐름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피원하모니의 랩 포지션 멤버들을 참 좋아하는데, <Countdown To Love>가 필자가 좋아하는 둘의 특징을 최고로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재미있는 구성을 가지고 있어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 않더라. 하루를 시작하면서 텐션을 빨리 올리고 싶을 때, 그리고 몸이 마냥 처지기만 할 때 이 곡을 들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순식간에 몸을 웜업시키는 곡이다.
아이브(IVE) - <RESET>
현시대 최고의 여자아이돌 아이브가 지난 4월 29일 EP 2집 [IVE SWITCH]를 들고 컴백했다. 그 중 <RESET>은 6곡의 수록곡 중 6번 트랙을 차지한 [IVE SWITCH]의 마지막 곡으로, 리드미컬한 아프로 비트와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필자가 <RESET>을 결산 5위에 수록하게 된 이유는 장난스러운 가사에 있다. ‘아뜨 아뜨’, ‘ㅋㅋㅋㅋ ㅋㅋㅋㅋ’ 등 귀여운 표현과 대비되는 이별 서사가 인상적이었다. 처음에는 가사를 들으며 웃기도 했는데, 듣다 보니 상대를 향한 마음을 지우고(Reset) 마음(용량)이 넓어졌다는 식의 표현이 재미있더라. 멤버들의 보컬도 매력적이다. 아이브의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라던 설명과 같이 비트, 사운드, 보컬의 삼합이 꽤 조화롭다. 이번 아이브 앨범을 들어보면서 버릴 곡 없이 야무진 앨범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지막 트랙인 <RESET>은 마무리를 산뜻하게 하면서도 가사의 아련함에 묘한 미련이 남게 하는 곡이다.
이상 5곡과 함께 <내가 쓰는 2024 K-POP 상반기 결산>을 마무리해 보려 한다. 사실 이번 상반기에는 소개하고 싶은 곡이 정말 많았다. 어림잡아 열 곡이 조금 넘더라. 그 중에서 최대한 들어본 적이 없을 5곡으로만 엄선했다. 신기한 것은 들을 곡이 많았던 만큼 소식이 뜸해지는 그룹도 많았다. 지난 결산에서 컴백을 기다린다고 말했었던 위키미키(Weki Meki)의 마지막 앨범이라든지, 1년이 넘도록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몇몇 그룹들처럼 말이다. (첫사랑 컴백 언제 하나요. 윤상 프로듀서님.) 비교적 대기업 소속 아티스트의 컴백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것을 보면 괜히 가슴 한 켠이 씁쓸해진다. 필자가 2년째 상/하반기 결산에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의 곡을 채우지 않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이다. 케이팝 디깅은 내가 할 테니, 상위권 곡은 한 번이라도 들어봐 주시라는 마음이다. 이번 결산에도 당신의 니즈에 맞는 곡이 있었기를 기대하면서 남은 2024년 모두 Lucky Girl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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