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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사회상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온라인 소통을 통한 ‘비대면’, 즉 온택트 시대로의 변화일 것이다. 기존의 ‘언택트’가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뜻했다면, 현재는 ‘온택트’ 시대로서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소비자들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형 미디어를 선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더 이상 케이팝 시장에서 낯설지 않은 온라인 콘서트나 전시회, 랜선 투어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체험형 미디어가 대두되고 있는 케이팝 씬에서 프로미스나인을 주목하고 싶은 이유는 이러한 온택트 시대상을 앨범 및 콘셉트에 가장 빠르게 도입한 걸그룹이기 때문이다. 프로미스나인은 엠넷에서 방영했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를 통해 결성된 걸그룹으로 2021년 8월 16일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로의 공식 이적을 발표하며 현재까지 방탄소년단, 세븐틴, 엔하이픈 등이 소속된 하이브 레이블즈의 유일한 여성 아티스트가 됐다.
에스파가 뮤직비디오나 타이틀 곡에서 메타버스와 같은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프로미스나인은 현재 Z세대에게 친숙한 SNS인 인스타그램과 온라인 문화를 앨범 컨셉과 가사에 적절하게 녹여내며 트렌디하면서도 독특한 이들만의 콘셉트를 구축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Feel Good (SECRET CODE)> 부터 최근 발매된 <DM>까지, 프로미스나인의 ‘온택트 3부작’을 분석하며 앨범 컨셉 및 가사에서의 변화를 알아보고자 한다.
- 궁금하다면 follow, MY LITTLE SOCIETY
프로미스나인의 온택트 콘셉트의 시작은 바로 <Feel Good (SECRET CODE)> 이다. <Feel Good(SECRET CODE)>은 2020년 9월에 발매된 프로미스나인의 미니 3집 MY LITTLE SOCIETY의 타이틀곡으로,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은 ‘우리의 공간’으로 초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앨범 소개뿐만 아니라 가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Feel Good(SECRET CODE)>이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20대에게 굉장히 친숙한 ‘부계’와 ‘비계(비밀 계정)’ 문화를 담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어서 들어와 날 더 알고 싶다면 아무도 모르는 날 만나보고 싶다면 궁금하다면 follow 아무 말도 마 oh oh 이건 나의 비밀 계정 같은 거 응,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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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게 인스타그램 ‘비계’와 ‘부계’는 단순히 부가적인 SNS 계정을 넘어, 자아 표현의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Z세대는 본계정 외에 부계정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취미를 기록하고 공유하며, 이러한 계정들은 자신의 정체성이나 신념을 타인에게 노출할 걱정 없이 안심하고 표현할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이다 (가사 - 여기선 자유로워 우리 모두 다 말이야). 따라서 서로의 부계정 또는 비밀계정을 알고 있거나, 이러한 계정으로 상대방을 ‘초대’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줘도 된다는 신뢰와 함께 단순한 지인이 아닌 특별한 관계 그 이상으로 상대방을 편입시킨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 난 너와 함께 가볼래, 9 WAY TICKET
프로미스나인의 경우 <Feel Good(SECRET CODE)>에서는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 비밀 계정을 표현했던 것과 달리, <WE GO>에서는 현재의 온택트 시대상을 앨범 전면에 내세웠다. 뮤직비디오의 경우 멤버들은 화상 회의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멤버들의 여행은 포토샵을 통해 합성된 장면이거나 인스타그램 상에서 연출된 장면으로 기존의 여행과 달리 야외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현재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 되었지만, 그동안의 아이돌 컨셉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마스크의 존재를 오히려 컨셉 포토에서 드러냄으로써 다른 걸그룹과의 차별화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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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난 너무나도 들떠 비행기는 no no 저 피드 속에 check-in 난 너를 몰래 hashtag 너와 함께면 나 어디라도 좋아 1초에 훌쩍 여기 저기 거기 right
가사에서도 이전 타이틀곡에 비해 SNS와 관련된 직접적인 표현들이 눈에 띄는데, 특히 하이라이트에서 반복되는 Follow me now는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라는 설렘을 담은 메시지와 함께 SNS상의 ‘팔로우’ 행위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프로미스나인은 기존 걸그룹들의 ‘청량’ 컨셉과는 달리 온택트 시대로 인한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타이틀곡과 컨셉에 녹여내면서 이전 디스코그래피들과 달리 더 뚜렷해진 그룹색을 보여줬다.
- 네 마음을 더 보여줘, Midnight Guest
최근 발매된 미니 4집 Midnight Guest의 타이틀 곡 <DM>의 경우 앞서 발매됐던 <Feel Good(SECRET CODE)>과 <WE GO>보다 가사에서 온택트와 관련된 직접적인 표현은 줄어들었지만, 이전보다 한층 더 성숙해진 프로미스나인의 감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특히 화자의 적극적인 태도와 표현이 눈에 띄는데, 이전 타이틀곡에서는 타인을 자신만의 공간에 초대하거나 권유하는 방식이었다면 <DM>에서는 ‘망설이지 말고 네 마음을 더 보여줘’, ‘눈을 못 피하게 말도 못 돌리게’ 등의 가사에서 이전보다 사랑에 있어 과감함과 확신에 찬 태도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제목인 <DM>은 하이라이트의 가사인 ‘Doesn’t matter’의 줄임말로 볼 수도 있지만, 가사를 읽다 보면 연인 직전의 관계에 놓여진 이들 간의 설렘이 느껴지는 Direct Message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에 걸맞은 아련한 느낌의 코드 진행, 그리고 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감정선과 멜로디는 본격적으로 사랑이 시작되기 이전의 벅차오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Hey, you 지금 뭐 해 잠깐 밖으로 나올래 네가 보고 싶다고
또한 타이틀곡 이외의 트랙에서도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는데, 1번 트랙이자 커플링곡 <Escape Room>은 도회적인 무드의 곡으로 피아노, 기타, 신스 베이스 등 다양한 사운드가 어우러진 감각적인 R&B 댄스곡이다. ‘갈피를 잃어도 찾아내 Finder’ ‘이 새벽을 더 느껴봐 널 스스로 가두진 말아줘’ 등의 가사에서 탈출을 감행하기 직전의 긴장감뿐만 아니라 이전 무대들보다 더욱 단단해진 프로미스나인의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멤버들의 첫 번째 유닛곡인 <Love is Around>와 <Hush Hush>, 시티팝 장르를 차용해 아무도 없는 새벽의 도시에서 느껴지는 공허한 마음을 표현한 <0g>도 주목하고 싶은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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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미스나인의 경우 <두근두근(DKDK)> 이후 매 앨범 긴 공백기와 몇 차례에 걸쳐 매니지먼트사가 변경되는 등 혼란을 겪어왔다. 또한 아이돌학교 조작 사태로 인해 멤버들이 의도치 않은 불명예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Feel Good (SECRET CODE)> 이후 SNS를 반영한 독특한 가사와 비주얼 디렉팅을 통해 이전의 보편적인 청순 컨셉에서 벗어나 프로미스나인만의 그룹색을 확립할 수 있었다. 최근 발매된 <DM>의 경우 어떤 앨범보다도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음원 최고 성적과 음반에서도 자체 초동 기록을 경신하는 등 높은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온택트 시대상을 반영한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은 이들이, 새로운 하이브 레이블즈의 일원으로서 어떤 색다른 음악을 선사할지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참고
(2020년 10월 21일).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 시대, 우리나라의 변화. Newline. 2021년 2월 7일 검색. https://newline-interactive.com/ko/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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